양희윤 개인전 <피부 아래 살기>


2025 JUNSIJANG 전시공간지원 선정작가
<피부 아래 살기>
작가 | 양희윤 @yunhiywork
전시 기간 | 2025년 02월 04일(화) ~ 02월 22일(토)
장소 | 아카이브스페이스 전시장 @junsijang
피부 아래 살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병상에서 그의 마른 피부를 쓰다듬었던 순간이 손끝에 남아있다. 재생력을 다해 로션조차 뱉어내는, 어류의 비늘보다 얇은 피부를 보며 겉이 아닌 안을 어루만졌다. 피부 아래의 뼈와 혈관을, 거의 남지 않은 근육을 쓰다듬었던 장면을 기억한다. 목탄을 문지를 때마다 소진된 메마름을 떠올린다. 버리는 물건에 지점토를 붙일 때면 부은 뼈와 관절을 얇고도 질긴 표피를 상상한다.
조각의 뼈대는 플라스틱 용기, 분해한 행거, 녹슨 못과 압정 등 소모된 물건이다. 버려지고 부서진 일상용품을 서로 덧붙여 부피를 키우거나 외형을 바꾼다. 덜어내는 과정 없이 더하기만으로 조각을 만든다. 깎거나 떼어내지 않는, 어떻게든 버리지 않으려 버티는 조각이다. 드로잉 역시 지우개로 연필과 목탄의 흔적을 지우는 일조차 다시 하나의 획이 되길 원한다. 목탄으로 선을 긋고 손으로 비벼 지우는 단순한 과정을 강박적으로 반복하며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행위를 복기한다.
전시는 손끝에 기록된 촉각을 되짚으며 할머니, 어머니, 나의 ‘아픈 몸’을 경유한다. 아픈 몸들이 맞닿았던 순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돌아가신 할머니를, 온갖 통증을 물려주고 당신도 아프신 어머니를, 이미 아픈 몸으로 아픔을 두려워하는 나를, 그리고 어떤 아픔을 공유할지 모를 몸으로 전시장을 방문한 당신을, ‘아프지 않은 적이 없어 아픈 것인지 몰랐던’ 우리를 증언하고 싶다.
글, 양희윤
기획: 양희윤
글: 김민지, 양희윤
설치 도움: 이재은, 정행선
도움: 강지효,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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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오전11시 – 오후6시
월요일, 공휴일 휴관
Open / Closed
11:00am – 18:00pm
Closed on Mondays and Public Holidays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7길 68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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