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간 | 2024년 05월 07일(화) ~ 05월 25일(토) 장소 | 아카이브스페이스 전시장 @junsi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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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결말을 해체하는 방법>에서 나는 공동체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젠더 역할에서 오는 불쾌감을 추적하고 이 역할극을 거부하여 새로운 여정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여자애’라는 단어를 듣기 전까지 치마를 입는 것도 괜찮았고 팔씨름도 지기 싫어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싫진 않았다. 그러나 그 단어가 해야 하는 것이 되었을 때, 나의 모습 중 어느 부분을 포기하게 만들 때, 나는 젠더와 관련된 대부분의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여자 혹은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로, 또는 부치 혹은 팸으로, 이러한 보이지 않는 틀이 주기적으로 나를 덮쳐왔다. 공동체의 심문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사회를 위하여 혹은 나를 위한다는 말로 포장된 억압은 우리를 어느 결말에 다다르도록 유도한다. 나는 개인의 삶을 재단하거나 평평하게 하는 규범을 탐색하고 온몸으로 밀어 헤쳐 예기치 못한 결말을 상상하려 한다.
<작가 노트>
어릴 때 내가 보았던 만화 주인공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든든한 아군과 함께 적을 소탕하면서 험난한 여정을 겪으며 결말에 다가간다. 그러나 나에겐 든든한 아군은 없었고 적들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성장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들을 다양한 형태로 마주하였다. 여성이라는 이유, 성소수자로서 삶, 성폭력 생존자로 경험을 털어놨을 때 등 여러 상황 속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느꼈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 아래 나는 그 폭력성을 오롯이 마주하였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저항의 행위가 되었다. 싸울 때마다 조금씩 세상의 진실을 아는 만화 주인공과 달리 내가 안다고 생각하였던 것들도 모르는 것으로 변했다. 나는 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 관계를 정립하여 이길 수 없는 싸움에 의미를 붙이려 한다.
나는 성소수자–여성 정체성이 교차하면서 개인의 삶이 균열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더불어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여러 현상을 이미지로 기록한다. 신체에서 여성과 남성으로 읽히는 기호들을 지우고 보이지 않는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소수자가 체감하는 보편적인 편견을 예술로써 승화하려 노력한다.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 성폭력 생존자 등 정체성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불안해하겠지만,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우리는 꾸준하게 스스로와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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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오전11시 – 오후6시
월요일, 공휴일 휴관
Open / Closed
11:00am – 18:00pm
Closed on Mondays and Public Holidays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7길 68 (연남동)
※ 주차 공간이 없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There is no parking space. Please use public transpor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