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풀> 작가 | 문현지 @back_is_back__ 전시 기간 | 2023년 10월 31일(화) ~ 11월 18일(토) 장소 | 아카이브스페이스 전시장 @junsijang
문현지 작가는 노환과 죽음을 주제로 삶의 의미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다루며, 노인과 어린이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인 의미로 해석하고 시각화한다. <꺼풀>전시에서는 재료실험과 작업 프로세스를 통해 자신의 기억과 사회의 단편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운영시간 오전11시 – 오후6시
월요일, 공휴일 휴관
Open / Closed 11:00am – 18:00pm
Closed on Mondays and Public Holidays
문현지 개인전
꺼풀
2023년 10월 31일 ~ 11월 18일
꺼풀_장지에 파스텔_91×116.7cm_2023
꺼풀_장지에 혼합재료_100× 80.3cm_2023
꿈 속에서_장지에 파스텔_76×99cm_2023
노환으로 고생하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생긴 삶에 대한 다각적인 물음을 표현해왔다. 근 몇년간 할머니의 병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죽음까지 전개되는건 그녀에게 무엇일까? 가족들에게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무엇인가? 생물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타인이 한 사람의 죽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이 행위는 어떤 소용을 만들 수 있는 것인지, 할머니와의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도리’와 ‘노릇’은 뭔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후 가족 관계의 서술에 가까웠던 개인적 서사를 ‘노인과 어린이’로 보다 사회적인 의미로 해석하면서 다양한 재료실험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전시장에서 선보일 개인전 <꺼풀>에서는 재료연구와 나를 구성하는 기억의 레이어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관찰된 사회의 단편을 시각화했다. 흡수에 용이한 장지의 물성을 활용하여 물과 아교로 안료를 고정시킨 뒤 의도적으로 탈락시켜 화면에 흔적을 남기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위에 목탄, 파스텔 등 건식 재료로 드로잉한 장지를 본 작업 위에 두드려 판화처럼 찍어낸다. 데칼코마니처럼 좌우 반전이 되어 배어난 형상과 흐려진 드로잉은 서로의 세대를 구분 없이 표상하여 거울에 비친 서로의 과거나 미래임을 은유하는 것이다. 한 꺼풀 한 꺼풀 할머니의 주름, 흰머리같이 유기적인 생명이 나선형을 그리며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을 통해 익숙함과 생경함을 포괄하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내 작업을 관통하는 물음은 ‘우린 모두 늙는다’는 성찰과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시간, 자신의 몸, 사회,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이다. 혐오가 만연해지고 각자의 섬처럼 지내는 현시대에 문제는 늙음과 죽음을 싫어하는 사회 전반의 견고한 정상성과 그에 대한 각자의 태도이다. 근접하게나마 그리려는 노력은 ‘성찰’이 선행되고 관찰과 공감이 따라가야 한다. 한편으로 이런 기록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처음부터 분명하다. 노화와 죽음은 시간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늙음과 죽음이 슬프고 어둡다는 이유로 감추는 것은 인간의 고통과 끝을 숨기려 하는 것과 같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자세히 살펴본다. 현상에 질문하고 보여주기 싫은 것에 대해 나만의 관점을 찾으려 하는 습관이다. 삶에 대한 많은 질문들은 답이 없고, 질문들은 멈추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나와의 유사점을 볼 수 있고, 쉽거나 편리한 연결이 아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드러내는 힘에 의해 다시 밖으로 향한다.